해외진료 갤러리

믿음의 나무 에셀

2016년 베트남 붕따우 (24회)

작성자
yonseiessel
작성일
2023-08-24 18:22
조회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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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6년 7월 10일~16일
장소: 베트남 붕따우
참여대원: 백형선 교수, 김성오 교수, 임문우, 이근형, 박경준, 이민형, 박준호, 이기주, 우상엽, 구본진, 백윤재, 이규화, 김태현, 정서연, 이고은, 김복음, 김현주, 유지흔, 임경래, 전지훈, 홍석우, 김다영, 김동욱, 이범준, 이세연, 이지민, 장한솔, 유다한, 차은광, 박지혜, 박수빈, 윤수진, 강보미, 박주연, 이경원, 우승현, 박수완, 이하영, 임레나





















 

박경준 (17회 졸업, 연세예스치과 원장)

매월 한차례의 기도모임과 진료 전에 가진 오리엔테이션이 해외 진료 준비의 거의 전부였던 것 같다. 학부 방학 때 준비하던 전도나 진료에 비하면 내 기도도 적고, 준비의 시간도 너무 적었다. 시간과 열성이 부족하니 돈으로 대충 때우려는 생각은 아닌지 돌아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해외진료이기도 하고, 2년 만에 다시 가는 베트남이라는 비교적 낯설지 않은 환경과 선교사님의 익숙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태함이 분명 있었다. 역시나 몸보다는 정신적으로는 힘든 시간들이었다. 여하튼 나에게 주어진 준비의 시간이 가고, 결전의 날이 왔다. 7월 10일 오후 4시, 인천공항 M19 카운터 앞. 수고하는 학생들과 김성오 교수의 모습이 보인다. 도와주지 못한 미안함이 밀려온다. 한편으로는 지금 학생이 아닌 것에 감사한다.

세 번째로 같이 가는 우리 큰딸 주연이가 반가운 에셀 식구들과 다정히 담소를 나눈다. 주연이에게 두 번의 해외진료가 가족으로 참석하는 주변인의 입장이었다면, 이번은 치과인의 한 사람으로 에셀의 준회원 자격이 주어지는 듯하다. 학생 때 어렴풋이 ‘나중에 내 아이들도 다락방 일원으로 선교에 동참했으면’ 했던 바람이 이루어진 것 같아 감사, 감사가 입에서 맴돈다. 번거로웠던 화물 규정, 인천공항에서의 연발은 우리의 여정에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 드디어 베트남 떤선녓 국제공항. 떤선녓!? 두 번째인데도 베트남어에는 영 익숙지 않다. 사성을 넘어 육성 이상의 괴이한 발음. 들어도 따라할 수 없는 단어들....

아침 묵상으로 시작한 베트남에서의 첫날. 새롭게 시스템을 갖춘 배관과 멸균 프로세스에 처음인데도 다들 금방 적응한다. 두 시간도 되지 않아 준비 완료! 사소한 문제, 즉 배관에서 물이 새거나 석션 기계가 열을 받는 정도에는 우리의 준비된 ‘민가이버’ 이민형 선생이 있었다. 다시 순조로운 진료가 이어진다. 나만 빼고 모두들 기도로 열심히 준비한 게 틀림없다!
바다가 내다보이는 진료실로 시원한 에어컨이 들어오고, 순박한 베트남 사람들은 우리의 진료에 감사를 표한다. 공산국가인 베트남이기에 기독교 색채를 드러내지 않았는데도 어느 환자의 입에서 “할렐루야”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저녁 만찬은 늘 경이롭기까지 하다. 평가회 후에 모인 OB들. 부드럽지만 단호한 의견으로 보다 많은 분들께 양질의 진료를 하기 위한 방법을 찾던 진지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방과 부활과 각 파트별 원활한 인력 배치 등 하루 목표 진료환자는 250명. 진료 4일째, 326명의 환자를 맞이하고도 진료 시스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진료의 수준은 날로 좋아져서 아말감은 사라진 지 오래. 원격으로 지원되는 방사선 시설과 치근단 촬영으로 가능한 근관치료와 난발치를 해결한다. 해외진료에서 환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스케일링은 손기구가 아닌 초음파 스케일링으로 한다. 이민형 선생의 노력으로 확립된 중앙 공급 장치와 보다 나은 진료에 기본이 되는 멸균 처리 등등... 이쯤 되면 치과병원이 무색하다.

착실히 준비하고, 힘든 일에도 인상 한 번 쓰지 않으면서 수고하는 학생들, 그들을 보듬으며 챙겨주는 OB들, 작은 것부터 큰일까지 도맡아 하면서 티 내지 않고 챙기시는 김성오 교수님, 24년을 큰 힘으로 버팀목이 되어주신 백형선 교수님, 그리고 언제나 우리의 앞길을 미리 예비해 주셨던 주님.... 아침 7시부터 시작되는 일정에 지칠 만도 한데,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나지않던 현주. 선배들의 진심 어린 조언과 질책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던 아이 아빠 경래. 이근형 선배의 단호하면서도 엄격한 진료 지도를 하나하나 익혀가는 지흔이, 지훈이, 복음이.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매번 싫은 소리 듣는 것도 마다하지 않던 석우. 이번 진료를 준비하며 얼굴이 반쪽이 된 회장님 범준이. 떨리는 손으로 엘리베이터를 잡던 다영이. 문제가 생기면 얼굴이 상기되어 달려가던 진료부장 세연이. 말수가 적어 더 믿음직한 한솔이. 어리지만 강단이 있던 지민이. 가슴에 바람을 넣고 다니던 동욱이.

까만 뿔테안경에 장난기가 가득하던 다한이. 2학년치고는 꽤 늙었는데도(?) 열심히 뛰어다니던 은광이. 밤 산보를 하다 만난 지혜와 통역이 필요 없던 수빈이. 아주 천천히 얼굴과 이름을 맞힐 수 있었을 만큼 조용했던 수진이. 다음 진료에도 참가하겠다고 씩씩하게 말하던 1학년 막내 보미. 말수가 없어 걱정되었지만 나와 허그로 진료를 마무리한 경원이. 미소 천사인 진료 베테랑 승현이. 베트남의 뭇 아가씨들 마음을 사로잡았던 수완이. 기구 배분을 당당히 해내던 하영이. 틈틈이 먹거리를 제공하던 레나. 에셀 진료를 통해 치과의사를 꿈꾸다 드디어 입학을 앞둔 우리 큰딸. 천사의 눈과 마음씨를 지닌 고은 선생. 갈라질 뻔했던(?) 부부의 연을 다시 회복한 우리 에셀의 새로운 두 기둥 태현과 서연 부부. 나랑 여섯밤을 함께 했던 윤재 원장까지..... 너무나 소중한 분들과 같이 해서 보람 있었던
여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분들께 다시금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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