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말레이시아 텔루피드 (20회)
작성자
yonseiessel
작성일
2023-08-24 11:48
조회
270
일시: 2012년 7월 8일~15일
장소: 말레이시아 텔루피드
참여대원: 백형선 교수, 김성오 교수, 임문우, 이기섭, 박영진, 이민형, 박준호, 우상엽, 구본진, 박성우, 최영준, 전혜림, 이규화, 박준희, 신민경, 정현정, 서승원, 김근희, 김치훈, 고형석, 곽계명, 김지혜, 김규남, 이고은, 하애나, 이준구, 김민정, 강정아, 김지윤, 박지현, 유리호, 홍지수, 임아린, 박윤황, 박주완, 이영서
박준호 (19회 졸업, 연세베스트덴치과 원장)
이때는 보루네오 섬에 위치한 사바 지역 내륙에 위치한 텔루피드로 갔다.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 코타키나발루까지 비행기로 간 뒤 내륙으로 약 5시간 정도 가면 나오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나로서는 전년도에 이어서 두 번째 참여하는 해외진료였다. 공교롭게도 팔라우나 코타키나발루 같은 곳은 모두 유명한 관광지였으니 ‘요즘은 참 좋은 곳으로 진료를 가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공항에 내린 것은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고, 날씨는 후덥지근했다. 우린 트럭에 장비를 싣고 버스에 몸을 실은 후 곧바로 텔루피드로 향했다. 하룻밤의 숙박비와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해외 진료팀이 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쭉 뻗은 고속도로가 아닌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 잠시 정차를 했을 때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또 얼마를 달렸을까, 잠에서 깨니 어느새 먼동이 트고 있었고 우리는 마을에 도착을 했다. 우리가 밤새 달려온 길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해발 4,000m의 키나발루 산을 끼고 온 길이었다.
성공회 선교센터로 사용하는 곳이 진료 장소이자 숙소였다. 가족을 동반한 대원의 경우, 차로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위치한 조그만 호텔에서 지내게 되었다. 작은 산골마을 호텔 로비에서 한국 가수 이승기를 좋아한다는 말레이시아 젊은이를 보면서 한류의 위세를 느낄 수 있었다. 호텔방에는 창문이 없었고, 이슬람 국가답게 천장에 메카의 방향을 표시한 화살표가 있었다.
오전에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본격적인 진료 준비를 했다. 저녁에는 환영 예배와 함께 말레이시아 민속공연을 즐겼다. 진료 장소는 사방이 뚫려 있어 팔라우 때처럼 에어컨은 기대할 수 없었고, 기둥에 매달린 선풍기가 전부여서 더위와 습도가 우리를 괴롭혔다. 가끔 낮에 내리는 시원한 빗줄기는 더위를 식혀주었지만 습도를 높였다. 또 우리를 괴롭힌 것은 다름 아닌 벌레였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환자들이 많아서 예정시간보다 늦게까지 진료를 했는데, 사방이 뚫린 건물 안으로 조명을 향해 벌레들이 몰려들어 때론 시야확보를 어렵게 했고, 때론 환자 입에 들어가는 바람에 다음 날부터는 해지기 전까지로 진료시간을 한정했다.
그때 큰아이가 진료에 함께 했다. 하지만 기말고사가 늦게 끝나 같이 오지 못하고, 혼자서 후발대로 합류했다. 덕분에 진료에 필요한 부족물품을 챙겨올 수 있었다. 중2가 그곳까지 혼자 오다니....
워낙 치료할 부위가 많아서 기능을 고려하면 어금니를 치료해줘야 했지만, 환자들은 아무래도 앞니부터 치료받기를 원했고,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기 위해 한 환자에게 한 가지 치료만 베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 항상 진료지에서 우리를 안타깝게 만든다.
무사히 진료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키나발루 산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의 코타키나발루 관광 중 씨티 투어를 하는 동안에는 비가 왔지만 인근의 섬까지 보트를 타고 가서 식사를 하고 스노클링과 패러세일링을 즐기며 그동안의 피곤을 씻을 수 있었다. 스노클링은 팔라우가 나았지만.
우리 눈엔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뒤늦게 혼자서 합류한 아들은 작은 것에도 만족하며 환히 웃어 보이는 주민들을 보고서 감사를 배웠다고 했다. 나뿐 아니라 참석한 모두가 동일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하나님을 따르는 우리의 행동이 그들에게 조용한 파동을 일으켰으리라. 그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머물기를 바랐던 사역이었다.
장소: 말레이시아 텔루피드
참여대원: 백형선 교수, 김성오 교수, 임문우, 이기섭, 박영진, 이민형, 박준호, 우상엽, 구본진, 박성우, 최영준, 전혜림, 이규화, 박준희, 신민경, 정현정, 서승원, 김근희, 김치훈, 고형석, 곽계명, 김지혜, 김규남, 이고은, 하애나, 이준구, 김민정, 강정아, 김지윤, 박지현, 유리호, 홍지수, 임아린, 박윤황, 박주완, 이영서
박준호 (19회 졸업, 연세베스트덴치과 원장)
이때는 보루네오 섬에 위치한 사바 지역 내륙에 위치한 텔루피드로 갔다. 이곳은 유명한 관광지 코타키나발루까지 비행기로 간 뒤 내륙으로 약 5시간 정도 가면 나오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나로서는 전년도에 이어서 두 번째 참여하는 해외진료였다. 공교롭게도 팔라우나 코타키나발루 같은 곳은 모두 유명한 관광지였으니 ‘요즘은 참 좋은 곳으로 진료를 가는구나’ 싶었다. 그러나......
공항에 내린 것은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이었고, 날씨는 후덥지근했다. 우린 트럭에 장비를 싣고 버스에 몸을 실은 후 곧바로 텔루피드로 향했다. 하룻밤의 숙박비와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해외 진료팀이 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쭉 뻗은 고속도로가 아닌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 잠시 정차를 했을 때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또 얼마를 달렸을까, 잠에서 깨니 어느새 먼동이 트고 있었고 우리는 마을에 도착을 했다. 우리가 밤새 달려온 길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해발 4,000m의 키나발루 산을 끼고 온 길이었다.
성공회 선교센터로 사용하는 곳이 진료 장소이자 숙소였다. 가족을 동반한 대원의 경우, 차로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위치한 조그만 호텔에서 지내게 되었다. 작은 산골마을 호텔 로비에서 한국 가수 이승기를 좋아한다는 말레이시아 젊은이를 보면서 한류의 위세를 느낄 수 있었다. 호텔방에는 창문이 없었고, 이슬람 국가답게 천장에 메카의 방향을 표시한 화살표가 있었다.
오전에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본격적인 진료 준비를 했다. 저녁에는 환영 예배와 함께 말레이시아 민속공연을 즐겼다. 진료 장소는 사방이 뚫려 있어 팔라우 때처럼 에어컨은 기대할 수 없었고, 기둥에 매달린 선풍기가 전부여서 더위와 습도가 우리를 괴롭혔다. 가끔 낮에 내리는 시원한 빗줄기는 더위를 식혀주었지만 습도를 높였다. 또 우리를 괴롭힌 것은 다름 아닌 벌레였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환자들이 많아서 예정시간보다 늦게까지 진료를 했는데, 사방이 뚫린 건물 안으로 조명을 향해 벌레들이 몰려들어 때론 시야확보를 어렵게 했고, 때론 환자 입에 들어가는 바람에 다음 날부터는 해지기 전까지로 진료시간을 한정했다.
그때 큰아이가 진료에 함께 했다. 하지만 기말고사가 늦게 끝나 같이 오지 못하고, 혼자서 후발대로 합류했다. 덕분에 진료에 필요한 부족물품을 챙겨올 수 있었다. 중2가 그곳까지 혼자 오다니....
워낙 치료할 부위가 많아서 기능을 고려하면 어금니를 치료해줘야 했지만, 환자들은 아무래도 앞니부터 치료받기를 원했고,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기 위해 한 환자에게 한 가지 치료만 베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 항상 진료지에서 우리를 안타깝게 만든다.
무사히 진료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키나발루 산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의 코타키나발루 관광 중 씨티 투어를 하는 동안에는 비가 왔지만 인근의 섬까지 보트를 타고 가서 식사를 하고 스노클링과 패러세일링을 즐기며 그동안의 피곤을 씻을 수 있었다. 스노클링은 팔라우가 나았지만.
우리 눈엔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뒤늦게 혼자서 합류한 아들은 작은 것에도 만족하며 환히 웃어 보이는 주민들을 보고서 감사를 배웠다고 했다. 나뿐 아니라 참석한 모두가 동일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하나님을 따르는 우리의 행동이 그들에게 조용한 파동을 일으켰으리라. 그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머물기를 바랐던 사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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