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료 갤러리

믿음의 나무 에셀

2019년 베트남 빈롱성 (27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8-25 13:1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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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9년 7월 7일~14일
장소: 베트남 빈롱성
참여대원: 백형선 교수, 김성오 교수, 임문우, 박준호, 이민형, 구본진, 지혁준, 박성우, 김정윤, 차은광, 이규화, 안세미, 김민재, 문창경, 김상훈, 윤지유, 김영경, 최서준, 김태연, 유승하, 진현석, 김윤중, 이서용, 송윤, 홍수민, 김제권, 허소가, 맹희영, 홍순영, 정다운, 김대희, 정하영, 김주리, 양다경, 안예진, 이아영, 김가은, 김선미, 지민진, 구현모, 임래나





















 

유승하 (48회 졸업,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전공의)

4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렀지만, 2019년 베트남에서의 여름은 저에게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이때 이후로는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한동안 해외 의료 선교의 길이 막힐 것이라는 걸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이전 선생님들이 만들어 온 ESSEL의 전통을 잘 이어야 한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의료선교봉사를 준비했습니다. 처음 봉사를 준비하는 우리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부족한 점이 참 많았습니다. 국내 봉사와는 다른 해외 환경에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했지만, 중간중간 막히는 부분도 있었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고민하며 기도로 준비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본과 4학년 여름이 가장 바쁜 시기인데도 다락방에 매일 같이 찾아와서 재료부터 기계까지 꼼꼼하게 살펴주던 본과 4학년 선배들. 헤매는 후배들을 위해 소중한 주말을 희생해 살피러 와주시고, 부족한 것은 없는지 계속 확인하시며, 기계나 체어를 고쳐 주시고, 두 손이 모자랄 만큼 재료와 기구를 한아름 안겨 주시던 OB 선생님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나름대로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했지만, 출국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1톤에 가까운 짐들을 낑낑거리며 옮기는 것만 해도 큰 일인데, 대형 수화물로 보내지 말아야 하는 짐을 대형 수화물로 부쳐버리거나, 항공사 직원 확인 후 보내야 하는 짐을 확인 없이 보내버리는 등, 크고 작은 사건이 쉴새 없이 터졌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인천공항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겨우 비행기에 탑승한 기억이 납니다.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에 도착한 뒤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도 한참을 이동하고서야 진료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진료를 하게 될 넒은 강당 안을 둘러보는데 가장 먼저 에어컨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전년도에 필리핀 의료선교를 갔을 때 말그대로 더위와 사투를 벌이며 진료를 했던 기억이 있기에 이번엔 에어컨 바람을 쐬며 진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들떴었지만.. 현지 담당자는 진료장비 때문에 이미 전력을 많이 소모하게 될 거라 에어컨은 가동할 수 없다고 하여 아쉬운 마음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진료지 세팅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와중에 뜻밖의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현지 담당자가 우리나라의 한전 같은 기관에 협조를 구해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쾌적한 진료 환경을 위해 발벗고 나서 도와주신 덕에 건물 밖으로 나가면 안경에 김이 서릴 만큼 시원한 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맛있는 점심과 끊임 없이 제공되는 망고스틴, 망고, 두리안 등 현지 분들의 따뜻한 환대가 그곳을 머무는 내내 이어졌습니다.

매일 아침을 기도로 시작해 5일간 1000여명이 넘는 환자분들을 대상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아픈 곳을 치료하고, 또한, 교수님과 선생님들께 임상과 진로 모든 면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OB 선생님들과 그 자녀분들, ESSEL 선후배들과 함께 힘써준 간호대 선생님들까지, 함께 했던 모두에게 너무 많은 것을 얻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건 나만의 꿀팁이야’, 라며 이런저런 기술을 전수해 주시던 선생님, 앞으로 치과의사이자 기독교인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이야기 해 주시던 교수님, 졸업한 뒤 OB로서 반드시 해외 봉사에 다시 참석해야 한다고, 웃으며 손도장을 찍고 다니시던 선생님. 진료 전체에 걸쳐 모든 분야에서 활약해준 베테랑 자녀분들, 진료를 마친 뒤 다음 해의 의료선교를 위해 피드백을 정리해 주시는 선배님들, 궂은 일 마다 않고 열심히 일해준 후배님들, 예진과 교육으로 바쁜 와중에 치과 팀을 돕기 위해 지원 나와준 간호대 선생님들, 마지막으로 많이 힘들고 지쳤을 텐데도 끝까지 싫은 소리 한마디 없이 서로서로 의지가 되어준 동기들까지. 최선을 다하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 덕에 행복했고, 그런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무엇보다 준비 단계부터 진료 후 정리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항상 채워주시는 도움의 손길을 주시고, 모두가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게 이끌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4년이나 지난 일을 떠올리며 글을 쓰려니, 글재주가 없는 제가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느껴져서 많이 아쉽습니다. 올해부터 다시 해외 의료 선교가 시작되었는데, 4년 전 선생님과 찍은 손도장이 아직 유효하다면, 저도 언젠간 ESSEL의 졸업생으로서, 혹은 자녀의 손을 잡고 의료 선교에 함께 참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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